공간/국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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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뽀빠이냉면공간/국내 2020. 8. 22. 02:54
뽀빠이냉면 전북 군산시 장재길 12-4 (장재동 42) place.map.kakao.com 내 주위에는 확고한 본인의 입맛이 존재하여 메뉴를 선택하거나 식재료를 고르는 일에 일종의 식도(食道)를 내세우는 이들이 많이 있다. 이들에 비해 내 입맛은 상당히 관대한 편이다. 나에게 있어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합리적인 가격에 나쁘지 않은 맛이라면 충족되는 욕구이다. 거기에 더해 깊은 역사에서 우러나오는 빛바랜 미장센 한 숟가락이면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다. 이것이 내가 노포를 좋아하는 이유다. 옛날 군산역 앞의 상권이었던 장재동에 뽀빠이냉면이 있다. 근처의 건물들은 모두 낡고 오래되어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 대전역 앞의 김화칼국수에 갔을 때처럼 노포를 방문할 때의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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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장항송림산림욕장공간/국내 2020. 8. 18. 02:41
장항송림산림욕장 충남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 산 65 place.map.kakao.com 군산 앞바다 너머로 보이는 장항은 나에게 바다 건너의 땅이었다. 금강하구둑을 건너 조명으로 장식된 바닷가 레스토랑과 모텔들이 있는 길을 지나면 장항제련소의 검은 돌산 위의 커다란 굴뚝이 보인다. 그 모든 것 너머에는 숲에 둘러싸인 조용한 포구와 바닷가가 있다. 장항송림산림욕장이다. 군산 시내에서 장항 읍내로 바로 갈 수 있는 동백대교가 완공된 후 장항송림산림욕장으로 가는 길이 편해졌다. 다리를 건너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가 너른 습지를 가로지르면 바로 소나무 숲이 나온다. 사진에는 없지만 반대편 탁 트인 한적한 오후의 들판 위에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솟아있다. 물고기들의 표본과 수족관도 좋지만, 나는 그 곳의 고독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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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커피니 군산대원당점공간/국내 2020. 8. 16. 23:28
커피니 군산대원당점 전북 군산시 원당길 73-5 (미룡동 800-9) place.map.kakao.com 장마가 끝나니 비로소 여름이 다가왔다. 매미 소리, 가득 들어찬 습기, 뜨거운 고요 속을 걸으며 기억 속에 잠긴다. 여름의 공기는 견디기 힘들지만서도 문득 코끝이 쌀쌀해지는 어느 가을 아침이면 이 여름의 숨막힘이 그리울 것을 알기에 나는 한여름의 기억을 놓지 못하나 보다. 개강이 보름 정도 남았는데도 벌써부터 군산대 앞에는 대학생들이 보인다. 신호등을 건너 군산대 캠퍼스 안으로 들어가니 농구공 튀기는 소리, 잔잔한 말소리가 들리는 여름의 여유가 찾아온다. 캠퍼스를 가로질러 기숙사 뒤 운동장 후문으로 나서면 연잎에 덮인 원당저수지가 나온다. 저수지 옆 도로를 걷는 도중 서쪽의 노을을 바라본다. 한여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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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성심당 본점공간/국내 2020. 8. 15. 21:52
성심당 본점 대전 중구 대종로480번길 15 (은행동 145-1) place.map.kakao.com 지역을 대표하는 빵집들이 있다. 군산의 이성당이 있다면 대전에는 성심당이 있다. 대전역에도 성심당이 있지만 지도를 확인하니 성심당 본점이 대전역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본점을 걸어서 가기로 했다. 스카이로드가 있는 으느정이 거리에 성심당 본점이 있는데 가는 길이 화려해서 보기 좋다. LED지붕이 설치된 번화가를 걷는 기분은 꽤 근사했다. 7년 전에 한 번 와봤음에도 불구하고 성심당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칠 뻔했다. 가게 외부가 요즘 방식으로 잘 관리되어서 역사 깊은 가게 느낌은 주지 않았지만 깔끔했다. 가게 입구에는 마스크를 낀 직원이 방문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었다. 많은 종류의 빵이 있었다. 쟁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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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김화칼국수공간/국내 2020. 8. 13. 23:43
김화칼국수 대전 동구 중앙로203번길 28 (중동 22-3) place.map.kakao.com 일이 있어 대전에 방문했다. 우연히 일행이 생겨서 같이 대전역 앞 칼국수를 먹으러 갔다. 일행의 말에 의하면 대전역 앞에 칼국수가 유명하다고 한다. 대전역 가락국수는 들어봤지만 대전역 칼국수는 처음 들었다. 대전역 앞에서 길을 건넌 후 골목으로 들어가면 여러 식당과 칼국수 집들이 줄지어 서있다. 오래된 역 앞의 도시 분위기는 어디나 비슷하나 보다. 나는 이런 낡은 상권의 분위기가 좋다. 좁은 길과 불법 주차된 차들 옆으로는 키 작은 여관 건물들과 금속으로 장식된 오래된 가게들이 선 대전역 앞 거리를 걸으니 옛날 군산역 앞의 거리가 떠올랐다. 금속제 간판이 달린 김화칼국수의 외관은 국숫집보다는 마치 오래된 고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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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만경강 자전거길 새만금호 부분공간/국내 2020. 8. 12. 10:20
월연교회 전북 군산시 회현면 남군산로 987 (회현면 월연리 168-1) place.map.kakao.com 아직 정식으로 개통되지는 않은 구간이기 때문에 지도에 시작점으로 표시한다. 새만금 방조제가 건설되고 만경강이 방조제 안에 갖힌 이후 생긴 땅 위로 건설된 자전거길이다. 하제까지는 길이 있지만 하제를 넘어 방조제까지는 아직 길이 없다. 새만금 방조제 쪽으로 드라이브를 즐긴 적은 많았지만 만경강 강변으로 자전거를 타고 간 적은 처음이었다. 바람이 감도는 땅, 너른 간척지 위에 서면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하늘과 땅의 경계가 보인다. 나는 개발되지 않은 간척지의 황량함을 사랑한다. 바람 소리와, 사방을 둘러도 아무도 없는 무인지대의 황량한 고독함은 내가 작업물에 담고 싶은 무언가에 대한 그리움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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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탐라도야지(Tamna doyaji)공간/국내 2020. 8. 10. 10:39
탐라도야지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50길 82 (서초3동 1566-8) place.map.kakao.com 오랜만의 서울 외식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상권에서 식사하는 것은 피곤하면서도 동시에 설레는 일이다. 교대에서 식사 자리를 가진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돼지고기를 먹기로 했다. 우연하게도 2018년 2월 첫 번째 교대에서의 식사도 교대이층집 본점에서 먹은 돼지고기였다. 노란색 바탕에 검정색 글씨로 탐라도야지라고 쓰인, 투박하고 세련되지 않은 식당 간판은 오히려 마음을 끈다. 나는 세련되지 않은 것에 대한 음주 낭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내심 이런 생활적 장소에서 소주병을 기울이는 베테랑 사회인으로 보이길 바라는지도 모르겠다. 예상대로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는 아니었지만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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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라운지엑스(Lounge X)공간/국내 2020. 8. 9. 10:35
라운지엑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129 N타워 지하2층 (역삼동 648-9) place.map.kakao.com 일이 생겨서 오랜만에 서울에 방문했다. 일이 끝나고 만나기로 한 지인이 라운지엑스에서 쓸 수 있는 카드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테헤란로 라운지엑스에 방문하기로 했다. 라운지엑스는 강남N타워 지하 2층에 위치한다. 라운지엑스는 벽으로 구획되지 않은 카페이다. 지하 2층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바로 의자와 탁자가 위치해있는데, 그 규모가 꽤 크다. 나는 점심식사를 하지 못해서 뜨거운 아인슈페너와 과카몰레 와플을 주문했다. 아인슈페너는 거품의 향이 무척 좋았고 맛이 달았다. 과카몰레는 처음 먹어봤는데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았다. 상큼하면서도 고소하고 기름진 맛이 감돌았는데 이유를 모르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