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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로구 형제육회
    공간/국내 2020. 11. 18. 17:36

     

     

     

     

    형제육회 본점

    서울 종로구 종로 200-1 (종로4가 181-1)

    place.map.kakao.com

     

     

     

    종로를 갈 때마다 독특한 구도심의 분위기에 매료된다. 역사 깊은 생활감 위에 나의 파편적인 기억들이 쌓인 탓에 종로를 거닐고 있으면 잊힌 기억들이 슬며시 떠오른다. 종묘와 을지로, DDP, 그리고 혜화를 지척에 둔 종로의 거리는 혼자서 처음 서울에 올라와 낯선 사람들과 함께 낯선 삶을 살아가야 했던 내게는 새로운 고향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관념적 종로의 중심에는 내가 사랑하는 광장시장이 있다. 

     

     

     

     

     

     

    스무 살의 초반을 함께 보낸 나와 친구들이 각자의 진로로 뿔뿔이 흩어진 후, 오랜만에 조금 큰 규모로 모여 술을 마신다 싶으면 광장시장으로 향하곤 했다. 배를 밑에 깔고 낚지와 날고기 위에 참기름과 각종 고명을 뿌려 비벼 먹는 육회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근사한 안주였기 때문이다. 소주의 쓴 맛을 털어주며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소고기 뭇국이나 밥이 먹고 싶을 때 주문하는 육회비빔밥 또한 우리의 걸음을 광장시장 육회 골목으로 이끌게 만든 큰 이유 중 하나이다. 

     

     

     

     

     

     

    광장시장은 토요일 저녁에 항상 사람이 많기 때문에 줄을 서야 한다. 보통 육회자매집이나 창신육회를 갔는데 근래 광장시장에 방문했을 때에는 형제육회를 연달아 갔다. 이번에도 형제육회를 방문했다.

     

    아마 이번이 최저인원 최단시간 방문이었을 것이다. 광장시장 바로 근처 조쉬윌로우커피라는 카페에서 다른 일행을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나와 같이 간 형은 10분 동안 술도 안 마시고 육회만 먹었다. 육회는 단 맛이 강했다. 나와 형은 육회를 끝장내고 카페로 갔다.

     

    카페를 향해 어둑해진 종로 거리를 걷는데 침몰한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 봄 육회를 먹고 강남에 간 후 집으로 돌아오니 그 사람이 기다리고 있던 적이 있었다. 나는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2020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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