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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 후기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라는 ‘설국’의 첫 문장은 매우 유명하다. 누군가는 눈의 고장이 아닌 설국이라고 쓰인 책을 읽었겠지만, 내가 읽은 민음사 책에는 눈의 고장이라는 표현으로 쓰여 있다.
나는 일본 문학을 많이 접해보지 못했다. 일본 문화를 많이 접해보지 못했고, 일본을 방문한 적도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일본 문학에 손이 많이 가지 않았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은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이전부터 이름을 많이 들은 작품이었다. 그 유명한 첫 문장을 자주 마주하기는 했지만 언젠가는 읽겠지, 하고 넘기고는 했다. 그렇게 넘기기를 몇 년, 이번에 문득 마음이 동해 책을 집었다. 작가가 가진 노벨 문학상 수상자라는 권위가 매력적이기도 했고, 다양한 독서를 통해 좁은 문화적 외연을 넓히기 위해서였다.
‘설국’은 전체적으로 생생한 묘사가 돋보인다. 기차 안의 모습, 여관의 모습, 마을의 모습은 감각적인 기쁨을 준다. 연작 소설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연작 소설 특유의 성긴 구성이 ‘설국’의 감정선과 맞닿아 더욱 좋았다.
주인공에게는 이방인이 가질 수 있는 특유의 나른함과 무기력함이 존재한다. 우리 모두는 마음속에 나른함과 무기력함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러한 주인공의 시선에 더욱 매력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눈이 내리고, 불이 붙고.
언젠가, 내가 사랑했던 공간을 묘사하고 싶다.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대여)
(현재 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어 추후 수정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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