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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인 조르바 후기
    공간/독서 2021. 5. 7. 10:53

     

     

     

     

    그리스인 조르바

    그리스의 대문호 니코스 카잔자키스의 대표작. 사용 인구가 1천만 명 정도인 언어로 쓰인 작품이 이렇게 전 세계적인 명성과 인기를 얻은 경우는 흔치 않다. 이미 한국어로 여러 종이 번역되었

    www.aladin.co.kr

     

     

     

    니코스 카잔자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후기

     

     

    책의 첫 장을 펼친 이후로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단 한순간도 후회하지 않았다.

     

    나는 섬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섬의 존재 의의인 고립이 주는 분위기는 그곳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특별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물론 크레타 섬은 제주도의 5배에 달하는 엄청나게 큰 섬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섬이다. 주인공은 크레타로 가는 배를 기다리는 카페에서 조르바를 만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책의 초반을 읽는 동안 내가 좋아하는 에리크 오르세나의 소설 두 해 여름이 떠올랐다. 두 해 여름은 프랑스의한 섬으로 들어간 번역가가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블라디미르 라보코프의 《에이더 또는 아더》를 번역하는 소동을 다루는 소설인데 그리스인 조르바두 해 여름 두 책에서 묻어나는 지중해성 기후의 공기가 비슷했기 때문이다.

     

    처음 접한 조르바의 언행은 얼핏 무례함을 넘어 황당무계하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세계관에 접근하면서 많이 웃었고 많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스름 깔린 해변에서 모닥불을 피워 음식을 해먹고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만을 감상하더라도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있다. 섬의 사람들, 부처, 마담 오르탕스, 과부, 갈탄광, 수도원, 케이블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로부터 창작자로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섬에서의 생활에 더해 책의 곳곳에서 힌트처럼 묻어나는 민족주의나 사회주의 이념에 관한 행동과 이에 대비되는 현재 조르바의 모습은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진리는 단순한 것에 있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니체의 철학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부록에 있는 조르바와 카잔자키스, 니체를 읽으면­ 작가가 조르바라는 인물을 통해서 어떻게 니체의 철학을 드러내는지 알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책을 고르는 것부터 일이었다. 오랜만에 문학을 읽고 싶은데 좋은 번역본을 읽고 싶었다. 그리스어 자체가 사용자가 많은 언어가 아닌데다 우리와 지리, 문화적으로도 거리가 멀어서 기존의 그리스인 조르바 번역본은 그리스어를 프랑스어로, 프랑스어를 영어로,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했다는 글을 읽었다. 그런데 운이 좋게도 2018년 그리스어 원전 자체를 한국어 번역한 직역본이 나왔다는 글을 읽었고 따라서 문학과지성사에서 출판한 유재원 옮긴이의 직역을 고르게 되었다.­­

     

    언젠가 서해안의 작은 섬 해변을 거닐며 이곳에서의 생활을 만화에 담겠노라 마음먹었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으니 왠지 나와 같은 꿈을 꾸던, 엄청나게 성공한 선배를 만난 것처럼 기뻤다.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대여)

    20210426(~189p)

    20210428(~238p)

    20210429(~275p)

    20210503(~500p)

    20210504(~587p)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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