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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만식, 탁류 후기
나는 군산이 배경이거나 군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창작물을 좋아한다. 그래서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남자가 사랑할 때’, ‘8월의 크리스마스’, ‘싸움의 기술’, ‘타짜’, ‘광식이 동생 광태’ 등의 작품을 여러 번 돌려보는 편이다.
위의 영화들과 비교해 탁류는 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배경에 대한 상상력을 더욱 자극한다. 고태수가 다니는 은행은 군산을 와본 사람이라면 생각나는 곳이 있고, 미두장 근처의 미곡창고는 현재 문화 카페가 되어있다. 이러한 공간적 몰입을 하며 탁류를 읽으니 매우 흥미로웠다.
초봉이와 계봉이의 삶을 따라가는 서사 구조를 보며 나는 어딘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이 떠올랐다. 또한 소설의 배경이 군산에서 승재의 병원이 있는 아현동으로 옮겨가는 점에서는 장률 감독의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가 연상되었다. 서사는 셋 모두 전혀 다르지만.
육백 페이지가 넘지만 재미있게 잘 읽힌다. 결말도 뻔하고 촌스러울 줄 알았는데 무척 좋았다.
다음에 군산에 내려가게 된다면, 탁류의 장소들을 하나하나 찾아갈 생각이다.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대여)
20200526(~645p)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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