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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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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변산 후기
나는 서울에서 지방, 특히 서해를 낀 바닷가로 가는 구조의 이야기를 지닌 작품을 좋아한다. 이상하게도 영화 '변산'에서 묘사한 병원, 노래방, 해변 포장마차, 피아노 학원, 편의점, 카페의 모습은 내게 어떠한 위안을 준다.
사실, 2018년, 개봉 초기 극장에서 보고 난 후에 영화 '변산'이 별로라고 생각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The Florida Project)',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The Shape of Water)', '쓰리 빌보드(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 '바람 바람 바람', '콰이어트 플레이스(A Quiet Place)', '브루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Ce qui nous lie)', '트립 투 스페인(The Trip to Spain)', '버닝', '케이크메이커(The Cakemaker)', '디트로이트(Detroit)', '그것만이 내 세상',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Visages, Villages Faces Places)' 이후로 본 영화가 '변산'이었다.
극장에서 보고 난 직후에는 감독과 배우의 이전 작품들에 의한 기대심리와, 최근 본 영화와의 비교가 영화 '변산'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영화 자체에서 랩 경연대회를 이야기의 동력으로 쓰는 진행이나 시간을 되돌린 듯 촌스러운 깡패의 모습, 얼렁뚱땅한 화해가 굉장히 낡고 안일하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감상을 연장자에게 이야기했더니 나의 위 세대인 연장자는 내가 인생에 대해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에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2년이 지나고 다시 이 영화를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감독이 목표로 한 것은 내 또래가 아니었을 것이라 나는 믿는다. 그래도 내가 아는 바닷가 촌마을에 대한 어딘가 사실적이고 어딘가 환상적인, 전체적으로 따뜻한 영화의 묘사가 그리워서 다시 관람했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내 고향은 부안과 가까워서 변산반도에 방문한 적이 몇 번 있다. 변산에서의 가장 인상 깊은 추억이라면,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밤에 사진을 찍고 난 후에 격포해수욕장에 쭈그리고 앉아 캔맥주를 마시며 노래를 듣고, 카톡을 한 일이다. 그래서 유독 영화 '변산'의 밤에 횟집에서 술을 마시는 씬이 좋았다.
CGV 신촌아트레온
2018XXXX
넷플릭스
202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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