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잎사귀치과
잎사귀치과병원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5길 26 준빌딩 5,7,9층 (창천동 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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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사랑니 발치를 빨리 하는 것이 좋겠다는 치과 의사의 소견을 들은 후 4년 뒤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통증으로 발치를 결심했다. 여러 매체를 통해 치과를 찾아봤는데 신촌에 있는 잎사귀치과가 발치 경험이 풍부한 것 같아서 인터넷 예약을 잡고 방문했다. 좋지 않은 평가도 많아서 걱정했는데, 친절한 직원들과 실력 좋은 치과 의사 선생님의 도움으로 매우 수월하게 발치를 했고, 이후의 통증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 글을 쓴 것은 사랑니 발치에 대한 정보를 위해 적은 것이 아니다.
잎사귀치과는 5층, 7층, 9층을 쓰고 있는데 접수를 위해 7층으로 들어가는 순간 매우 눈에 익은 광경이 펼쳐졌다. 신촌 거리가 한눈에 들어오는 넓은 유리 창문을 보며 나는 이 곳이 처음인데 왜 눈에 익을까, 생각했는데 바로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이 병원은 장률 감독의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에서 영화의 끝을 마무리하는 장소였던 것이다.
나는 영화 ‘경주’와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두 개를 굉장히 좋아한다. 후자의 경우는 내게 조금 더 특별한 영화인데, 내가 거주한 경험이 있는 군산의 구 시가지와 연세대학교, 연희동 일대를 배경으로 영화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여러 번 영화를 감상하는 동안 나는 나만의 이야기로 빠지기도 했다.
비록 장률 교수의 수업이 특정 학과의 학생들만 수강할 수 있도록 열려서 졸업하기 전 그 수업을 듣게 될까 싶지만, 나는 창작자로서 장률 감독을 존경한다. 언젠가 장률도 신촌 잎사귀치과를 방문하여 신촌 거리 일대를 바라보게 설치되어 있는 치료용 침대에 누워 치과 치료를 받았던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그는 아마 이 곳에서 본 풍경을 꼭 자신의 창작물에 담아보겠노라고 다짐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곳을 방문한 것이 좋다. 물론 사랑니 발치도 아주 훌륭했다.
2021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