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넷 후기
테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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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테넷 후기
'매트릭스'가 가상 공간과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에 정점을 찍었고, '반지의 제왕'이 판타지 세계관에 정점을 찍었더라면 '인터스텔라'와 더불어 '테넷'은 시공간 이동(본 영화에서는 엔트로피의 개념이지만)에 관련된 영화의 정점일 듯하다.
쉽지 않은 영화이다. 허나 대단하다. 물론 겁먹을 필요는 없다. 나와 같이 물리학을 잘 모르는 관객들도 개념을 이해하는 것에는 큰 무리가 없다. 오히려 감독의 이전 작품인 '인터스텔라'가 특수 상대성 이론에 대한 배경 지식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스토리를 이해하는 것에서는 '인터스텔라'보다 '테넷'이 훨씬 더 힘들다. 이는 영화의 주요 소재가 되는 엔트로피 인버스의 결과 때문이다.
'테넷'의 세계관은 평행우주의 요소가 없다. 그래서 매력적이다. 어찌 보면 운명론적 결과에 도달함에도 불구하고, 인버스된 인물들의 노력을 보여주는 장치들이 영화의 결말을 염세적으로 만들지 않는다.
시간 여행을 다룬 작품들은 필연적으로 타임 페러독스를 택하든가, 그렇지 않으면 질량 보존의 법칙 위배를 택해야만 한다. '테넷'은 후자를 택했다. 외부 관측자의 입장에서 누군가의 인버스가 벌어지는 동안 '테넷'은 질량 보존의 법칙을 위반한다. 허나 모든 인버스가 끝난 시점에서는 질량 보존의 법칙은 다시 성립한다. 감독의 상상력이 훌륭하다.
여러 후기를 읽은 후에야 영화의 시간 순서 배열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말이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이해하지 못해 지루했다는 뜻은 아니다. 무언가 벌어지고, 대단하고, 시간은 정말로 빠르게 흘렀다.
나는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물을 좋아한다. 허나 가끔씩은 신선한 충격을 주며 개념을 환기하는 영화도 좋다. 그래서 나는 '테넷'이 좋다.
CGV 군산
2020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