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장항송림산림욕장
장항송림산림욕장
충남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 산 65
place.map.kakao.com
군산 앞바다 너머로 보이는 장항은 나에게 바다 건너의 땅이었다. 금강하구둑을 건너 조명으로 장식된 바닷가 레스토랑과 모텔들이 있는 길을 지나면 장항제련소의 검은 돌산 위의 커다란 굴뚝이 보인다. 그 모든 것 너머에는 숲에 둘러싸인 조용한 포구와 바닷가가 있다. 장항송림산림욕장이다.
군산 시내에서 장항 읍내로 바로 갈 수 있는 동백대교가 완공된 후 장항송림산림욕장으로 가는 길이 편해졌다. 다리를 건너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가 너른 습지를 가로지르면 바로 소나무 숲이 나온다. 사진에는 없지만 반대편 탁 트인 한적한 오후의 들판 위에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솟아있다. 물고기들의 표본과 수족관도 좋지만, 나는 그 곳의 고독함과 한적함을 더 사랑한다.
길이 끝나고 석양 지는 해변 옆에 산림욕장이 보인다. 소나무 하나씩 이름표가 붙어서 잘 관리되고 있는 산림욕장 아래에는 맥문동꽃이 만개해있다. 소나무 줄기 사이로는 바닷가의 석양이 비치고 늦여름의 꽃은 보랏빛으로 만개해있다. 소나무 숲 사이를 걷는 일은 짧지 않아서 더욱 좋다. 바다에서 육지를 향해 부는 바람에 꽃은 흔들린다.
해변가를 향하는 길 끝에는 바다가 보인다. 그리움 속에 지는 해는 남은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는다. 지는 해는 굉장하다. 모두가 꼼짝없이 해를 바라본다. 물 위로 비치는 그 파란색과 주황색이 왜이리 사람을 슬프게 만드는지.
언젠가 이 곳 해변가에서 전투기 두 대가 저공 비행으로 석양을 향해 군산기지 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본 적 있다. 그들이 본 석양은 생텍쥐페리가 본 그것과 같았을 것이다. 지상의 모래밭에 발을 디딘 나도 석양을 바라보았다. 그 걸음, 바다 냄새, 회한이 늘어나는 것이 무슨 이유인지 나쁘지 않다.
2020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