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탐라도야지(Tamna doyaji)
탐라도야지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50길 82 (서초3동 1566-8)
place.map.kakao.com
오랜만의 서울 외식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상권에서 식사하는 것은 피곤하면서도 동시에 설레는 일이다. 교대에서 식사 자리를 가진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돼지고기를 먹기로 했다. 우연하게도 2018년 2월 첫 번째 교대에서의 식사도 교대이층집 본점에서 먹은 돼지고기였다.
노란색 바탕에 검정색 글씨로 탐라도야지라고 쓰인, 투박하고 세련되지 않은 식당 간판은 오히려 마음을 끈다. 나는 세련되지 않은 것에 대한 음주 낭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내심 이런 생활적 장소에서 소주병을 기울이는 베테랑 사회인으로 보이길 바라는지도 모르겠다.
예상대로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는 아니었지만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고기 냄새, 대화에 집중하는 사람들.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종업원들.
두 명이서 침지숙성 목살 2인분과 이베리코흑돼지 꽃목살 1인분을 시켰다. 각각 1인분에 14,000원, 15,000원이었다. 두 명이서 3인분을 시키면 서비스로 우삼겹 1인분이 나온다. 여기에 공깃밥, 소주 두 병과 맥주를 시키니 학생의 신분으로 꽤나 호화스러운 식사였다.
먼저 밑반찬으로 나온 시원한 묵사발이 입맛을 돋운다. 달걀찜과 된장찌개도 맛이 좋다. 고기는 종업원이 올려준다. 나는 고기에 대한 철학이 확실한 사람과의 식사가 좋다. 그런 사람은 보통 본인이 고기를 굽기 때문이다. 남의 손으로 완성되는 식사는 일종의 해방이다.
우삼겹과 침지숙성 목살, 이베리코흑돼지 꽃목살은 맛이 좋았지만 특별하게 깊은 인상을 받지는 않았다. 이색적인 미각적 경험을 기대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술잔을 기울이며 보내는 저녁의 맛으로는 충분히 만족했다. 처음으로 이베리코 돼지고기를 먹어봤는데, 조금 단단한 식감이 느껴지는 것 빼고는 다른 돼지고기와 비교해서 특별한 차이점을 느끼지는 못했다.
SNS에 홍보를 하면 국수나 냉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친구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식사를 올리고 냉김치말이소면을 서비스로 받았다. 서비스 음식을 먹는 것은 즐겁다.
불안하고 충동적이었던 2017년 여름, 함께 교대 앞 거리를 헤매던 장면은 내 머릿속에 일종의 화상으로 남았다. 그 나른함 위에는 이미 많은 것들이 쌓였고 그 일들은 내게 희미한 흔적일 뿐이지만, 지금까지도 그 기억이 나를 향수에 빠지게 만들 줄은 정말 몰랐다. 서브웨이, 연습실, 고속버스.
2020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