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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후기

한동혁 2020. 6. 10.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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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률, 경주 후기

 

 

나는 지역의 특징이 강하게 드러나는 영화를 좋아한다. 그런 영화를 보면 마치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장률 감독의 영화가 좋다.

 

나에게 경주란 2005년도에 수학여행을 갔던 도시, 대학 동기 중 한 명의 고향인 도시, 지진이 났던 도시, 전에 사귄 여자 친구가 나를 만나기 전 자기 친구들 함께 여행을 갔던 도시이다. 한마디로 나와 그다지 관계가 없는 도시이다. 하지만 영화 경주를 두 번 감상한 뒤, 경주라는 도시는 나에게 나름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영화에서의 경주는 과거와 죽음에 가까운 도시이다. 영화의 시선은 항상 죽음을 비춘다. 오랜 친구의 장례식과, 오래전 왕족의 고분과, 찻집 주인 남편의 자살, 이름 모를 모녀의 마지막 모습, 후배 남편의 살해 협박, 사주를 봐주던 할아버지의 죽음, 철없는 젊은이들의 사고가 스크린 곳곳에서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말라버린 개울에서 물소리를 듣는 교수의 모습처럼, 나는 경주의 죽음에서 무언가를 듣는다.

 

나는 항상 경주를 꿈꾼다. 어느 소설가 남편의 낚싯대처럼.

 

 

2018XXXX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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