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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가 게버트의 그림동화 후기공간/독서 2020. 7. 13. 02:30
헬가 게버트, 헬가 게버트의 그림동화
그림 형제의 이야기들 중 가장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인 이야기들이라고 한다. 맥락과 인과 관계 없는 갈등, 뜬금없는 축복과 저주들, 속물적이고 적나라한 묘사 등은 헬가 게버트 특유의 삽화들과 맞물려 굉장한 인상을 남긴다.
한 페이지에 끝나는 짧은 이야기도 많다. 이야기 자체의 속도감과 짧은 분량들이 합쳐져 300페이지가 되는 책을 금방 읽게 된다.
어릴 땐 이야기 자체에만 관심을 가졌지만, 스무 해가 지난 뒤에는 짧게 언급된 책의 집필 과정이 이야기만큼이나 흥미로웠다.
스무 평 아파트 우리 집 문간방에 잠깐 하숙을 살았던 이모가 있었다. 알프스 베이커리에서 빵을 굽는 일을 하는 하숙생 이모는 어린 누나와 나에게 이 책을 읽어주었고, 엄마는 누나와 나에게 이모를 귀찮게 하지 말라고 혼냈다고 한다. 누나의 말로는 하숙생 이모의 방에서는 항상 달콤한 빵 냄새가 났다고 했다. 하숙생 이모가 떠날 때 우리에게 이 책을 주고 갔다고 한다. 사실 내게는 하숙생 이모가 사준 500원짜리 조립 로보트가 더욱 기억나지만. 수아 이모.
알라딘 (구매)
20200708(~170p)
20200709(~302p)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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